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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허용 2011. 12. 13. 10:05
지방 소도시를 갈 때마다 드는 생각이지만, 청주도 적당히 번화하고 적당히 한산한 게 그곳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했다. 아마도 어린 시절을 그런 소도시에서 보내서 그런 것 같다. 10월 말에 다녀왔고 역시 고속버스-자전거로 이동했다. 청주는 당일치기로도 충분한 거리였다. 물론 다른 곳은 들르지 않고 전시만 보고 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정이었다. 날이 추워져 자전거 탈 기회가 줄어든다. 아쉽다.












그리고, 메인 도록에서 발췌한 글들.


*나비의 변태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은 우리에게 내재된 변신에 대한 근원적인 소망 때문이다. -권이화(한국)

*흔히 지나쳐 버리는 일상의 사물에 시도된 위트 있는 장치들은 세라믹에서만 느낄 수 있는 따뜻하고 단정한 그리고 섬세한 질감과 더해져 사람의 감성을 자극한다. 각박한 일상 생활에서 잊혀지고 죽어버린 감성을 일깨우고 사람들에게 에너지와 웃음을 전할 수 있는 역할, 힘들게 작업하다가도 전시공간에서 사람들이 작업을 보며 문화와 언어의 벽을 넘어서 미술이 전해주는 감성으로 서로 연결이 되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또 새로운 에너지를 얻게 된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나와 내 작업의 위치이다. -구세나(한국)

*공예의 발단은 쓰임으로 비롯되었으나 '공예적'이라는 표현은 그 태도에서 기인한 것이다. 손맛을 느낄 수 있으며 손으로 사유하고 손으로 형상을 만들어내는 그 오묘한 정서적 태도를 보고 우리는 '공예적'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박남희(총괄큐레이터)

*나는 결코 사물 그 자체를 그리지 않는다. 나는 오직 그 사물의 묘사, 즉 그것의 결정화된 상징을 그릴 뿐이다. -로이 리히텐슈타인(미국)

*우리가 보는 것에 집중하려 노력할 때 놓치고 마는 것들에 나는 늘 관심을 가진다. 가령 당신은 사진을 찍을 때 노출 후 약간 실망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사진을 찍을 때 당신이 인식했었을 것을 결코 표현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피터 도이그(영국)

*예술은 주로 시간을 통해 더 아름다운 것이 되기도 하는 추한 것을 생산한다. 반면에 유행은 시간이 흐르면 항상 추해지는 아름다운 것을 생산한다. -장 콕토(프랑스)

*직업을 갖고 자신만의 예술을 하기 위해 당신의 무능력을 비판하는 것은 굉장한 사치이고 핑계이다. 일하지 않아도 될 때, 당신은 공허함과 상상력의 결핍을 마주하는 무서운 상황에 놓이게 된다. 그것은 마침내 당신만의 시간이 주어졌을 때 닥치는 엄청나게 파괴적인 가능성이다. -줄리앙 슈나벨(미국)

*특히 모리스는 이 길드를 예술제작의 협조 체계로서 뿐 아니라 사회체계의 전형으로 보았다. 모리스가 중세에서 눈여겨 본 것은 도제, 직인, 장인의 노동조건, 길드의 생산방식, 길드 조직 그 자체였다. 그에 의하면 중세의 장인들은 근대의 노동자보다 더 짧은 시간 일하지만 더 많은 휴식기를 갖는다. 그들은 보다 찬찬히 신중하게 작업하며 자신들의 손재주와 재능에 의존하지만 결코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데 실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중세 길드에의 모리스의 이같은 의존적 태도는 ‘더 옛날의, 더 소박한 형태의 공동체에 대한 향수’를 극복하지 못한 과거지향적 복고주의라는 평가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의 중세주의로의 회귀와 수공예 부흥을 이끌게 되었던 상황에는 예술, 인간, 노동의 유기적 만남과 축복의 공유가 보장된다는 확신 때문이었다. 설사 부르주아지 신분으로서의 한계는 있었을지라도 그는 당대 현실을 직시한 지식인이었고 중제주의의 프레임을 갖고 사회변혁을 꿈꾸는 낭만적 또는 이상적 계몽주의자였던 것이다. (중략) 예술의 전체성, 에술의 유기적 결합이 가능한 공동체적 피안을 꿈꿨던 그는 말년에 건축 다음으로 가장 중요한 예술이라 했던 책을 만들며 보냈다. 삶에서의 고독과 의지의 피안이 되어줄 책에서 그는 정신적 유토피아를 찾았던 것이다. 죽기 전에 초서 작품집을 간행하고 싶다던 그의 꿈은 1894년 시작해서 1896년 그의 작고 4개월 전에 완성함으로써 이루어졌다. 그의 예술적 동지였던 번 존스는 이를 ‘작은 대성당’이라 칭송했다. -박남희(총괄큐레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