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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작들

허용 2010. 4. 19. 11:07
죽은 이들을 애도하고 기리는 건 좋지만 그들에게 영웅이니 뭐니 하는 딱지를 갖다 붙이는 건 음흉한 수작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수몰된 군인들은 불합리한 징집제도와 위험한 작업장에서 억울하고 원통하게 죽어간, 우리들의 또 다른 이웃일 뿐이다. 그들이 국가니 안보니 하는 위대한 것들을 위해 그런 식으로 자신을 희생하겠다는 생각을 가졌다거나, 위정자들의 가식적인 기림을 받고 싶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유족들의 행동에 희생이니 양보니 하는 신파적인 레테르를 갖다 붙이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들 역시 '벌거벗은 존재'들로서 마지못해 자식들을 군대에 보내고 언제 죽을지도 모를 위험한 직장에 가족들을 보냈을 뿐이다. 영웅이니 희생이니 하는 소리로 억울한 죽음을 초래한 구조적인 문제와 본질을 덮어버리려는 수작들이 역겹다. 지방선거와 이곳저곳에서 터지는 위기들을 돌파하려고 그러나 본데, 그것이야말로 그들의 죽음을 의미없는 죽음으로 몰아가는 개수작일 뿐이다. 정치는 사라지고 선동만이 활개치는 세상이다. 그 구린내가 역겹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