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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비

허용 2010. 4. 29. 23:44
김상봉 선생은 어느 책에서 "우리가 언제 참된 의미에서 타인과 만날 수 있는가? 그것은 오직 우리가 슬픔 속에서 있을 때이다. 만남은 슬픔이 주는 선물인 것이다. ...... 그러나 지금 우리 시대에 슬픔에 대해 말한다는 것은 얼마나 남루한 일인가." 라고 한 적이 있었다. 읽는 사람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블로그인지라 슬픔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조금은 주저했었다. 엄마가 그런 글을 보시고 맘 아파하실 것 같아서도 그랬고, 써놓은 글을 통해 자꾸 우울함을 재확인하는 게 나 자신에게나 다른 사람에게 썩 유익하지 않을 것도 같았다. 그런데 새로(?) 블로그를 시작하면서는 그러지 말아야지 했다. 다만 지난 글에서 쓴 것처럼 너무 오랫동안 슬픔을 담고 있지 말고 손톱을 자르는 것처럼 자주 갈무리해 주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내 글이 다른 사람에게 슬픔이나 우울함을 전염시키는 것에는 여전히 익숙하지 않은 터라 kalos님의 글을 보고는 뭐랄까... 조금은 어찌할 바를 몰랐고 괜시리 미안해지고 그랬다. 하지만 모름지기 멜랑콜리는 창조와 영감의 원천이라고 했으니(!) 긍정적인 영감과 창조를 이끌어 내시리라 믿는다. 그리고 그러길 진/심/으/로 바란다. 그런 소망에 더해 슬쩍 던지는 유머로, '포비' 사진 몇 장을 올린다. 더벅머리 포비도 사실은 멜랑콜리를 즐길 줄 아는 녀석이었다.






기억들 하실려나 모르겠지만 포비는 술도 마실 줄 알았고 담배도 피웠으며 먹는 양도 엄청났다. (그게 반드시 우울함 때문은 아니지만...) 맨 마지막 장면은 코난과 포비가 처음 만나 서로 힘을 겨루는 장면. 그 장면에서 데굴데굴 구르며 웃었던 기억이 난다. 같이 보며 웃던 동생의 웃음소리가 귀에 들리는 것 같다.